2002년 - 아버지 대장암
2002년. 아버지께서 대장암에 걸리셨다. 2기를 넘어서는 위험한 상황이었지만, 수술을 잘 마치시고 현재 10년 넘게 건강하게 생존해 계신다. 요즘은 암에 걸려도 건강보험에서 보장해주는 돈이 많기 때문에 환자 가족이 실제 지불하는 금액은 크지 않은 듯 하다. 하지만, 당시에 아버지께서 대장암 수술 및 항암치료에 사용하신 돈이 꽤 되었다.
다행이 아버지께서는 1999년에 종신보험에 가입해둔 것이 있었다. 사보험에서 암 보장 금액을 받으신 것으로 수술 및 항암 치료비를 댈 수 있었다. 종신보험은 암 발생 시점에서 보험료 납입 면제가 되었고 지금은 보험료 납입도 없이 계속 보장은 받고 계신다.
종신보험이 없었다면 수술 및 치료 후에도 우리 집이 10년 간 이렇게 아무 탈 없이 지내진 못했을 것이다. 1999년이면 IMF 2년차라서 가계 상황도 안 좋았을터인데… 미리 보험에 가입하신 부모님께서 참 잘 하신 듯 하다. 더불어 보험 설계사에게도 많이 고마웠다.
2006년 - 어머니 변액연금보험
2006년 열심히 직장 생활하면서 부모님께 20만원 씩 용돈을 보내드리고 있었다. 그 당시에는 TV 광고에 변액연금보험이 유행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지금와서 그 당시 변액연금보험 수익률보면 은행 이자도 안나온다고 한다. 참고 뉴스 - 금소연 “변액연금 46개중 18개, 10년후 해약해도 원금 손실”) 어느 날 부모님께서 “아들아, 나도 펀드 가입했다”라고 하셨는데, 당시 펀드도 유행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암튼 펀드 가입하셧다길래 어떤 상품인지 궁금해서 확인해본 순간…
아뿔싸. 이건 펀드가 아니라 변액연금보험이었다. 보험설계사가 변액연금보험을 펀드라고 속여서 가입시킨 것이었다. 더욱 문제는 어머니께서 연세가 있으셔서 연금 보험 가입이 어려워 보험 명의자가 형으로 되어 있던 것이다. 어머니께서는 10년 정도만 펀드에 돈을 납입후 찾을 수 있는 것으로 알고 계셨는데, 10년을 납입한다하더라도 형의 연금 개시일 때까지는 돈을 찾을 수가 없다. 돈을 찾고 싶으면 보험 해지가 되어 손해가 많기 때문이다.
이런 것을 6개월 간 보험료가 납입된 후에 알게 되었다. 보험 설계사에게 전화해서 보험 계약의 부당성을 알리고 잘못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보험사에 항의하여 불완전 판매 사유로 아무 손해없이 보험을 해지 할 수 있었지만, 앞에 나온 아버지 보험에 가입시켜준 설계사여서.. 그때 고마운 것도 있고 해서 그냥 아무런 항의 없이 보험을 해지했다. 물론 6개월 간 납입한 보험료의 50%만 돌려받았지만….
결론 - 어떤 보험에 가입해야 할까?
이 부분은 철저히 개인적인 의견이다. 생면부지인 본인의 결론을 그대로 따라할지 말지는 읽는 사람이 결정하기 바란다.
어쨌든 어머니 일이 있은 뒤로 보험사의 말은 잘 믿지를 않게 되었다. 그리고 보험은 보장성 보험 + 종신보험(가장의 경우)만 있으면 된다는 생각이다. 즉 저축성 보험은 필요없다는 뜻이다. 여기서 저축성 보험은 변액연금보험, 연금저축, 연금보험 등을 포함한다. 연금저축의 경우 고소득자의 경우 소득공제를 활용하면 고이율 적금 효과를 볼 수도 있지만 소득공제 개편으로 이젠 그런 이득도 보기 어렵다.
보험은 만약을 대비하기 위한 것이므로 소액으로 보장성 보험을 가입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되며, 한 가정을 책임지는 가장의 경우 종신보험(혹은 사망 보험도 괜찮고)을 가입해서 혹시라고 내가 일찍 사망했을 시 남은 가족들이 먹고 사는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된다.
이 모든 게 본인의 생각일 뿐이니 본인의 보험 설계는 본인의 책임하게 잘 결정하길 빈다.